사격 진종오 금메달 인터뷰

 

 

 

 

사격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개인전 3연패를 이룬 진종오는 시상식 직후 “남이 아닌 나를 위한 사격을 하자고 다짐했다”며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경기를 했다. (7발째 쏜)6.6점을 본 뒤 후회 없는 올림픽을 하고 싶어 집중했다”고 전했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는데.

메달 못 딸 줄 알았다. 6.6점 쏴서 그랬다. 그런데 그 6.6발이 내 정신을 깨워준 인생의 한 발이었던 것 같다. 후회 없는 올림픽을 하고 싶어서 이를 악물고 집중했다.

-6.6점은 어떻게 나왔는가.

긴장보다는 조준 자체를 잘못해서 쐈다. 바로 알았다. 이래선 안 될 것 같아 수정해서 쏜 게 잘 잡혀나간 것 같았다.

-6.6점을 쏜 뒤 고개도 숙였는데.

속으로 욕도 하고 내 스스로 자책도 했다. 50m 권총에선 자주 나오는 점수가 아니니까 전화위복이 됐다.

-10m 공기권총 5위를 한 뒤 나흘간 어떤 생각을 했나.

모든 걸 다 내려놓고 했다. 내가 따고 싶다고 메달이 오는 것도 아니다. 그 동안 너무 욕심을 많이 부린 것 같다. 오늘은 ‘여태까지 했던 것처럼 진종오 답게 총을 쏘자’고 했다. 그랬더니 본선(1위)도 결선도 잘 풀렸던 것 같다.

-7등에서 1등까지 올라갔는데 알고 있었나.

아니다. 떨어질 줄 알았다. 될 거라는 생각을 끝까지 하질 않았다. 3등 확보하고 안심이 됐는데 올해 국제대회를 해보니 ‘3등이구나’라고 생각하면 그대로 끝나더라. 그래서 ‘자만하지 말고 이왕 하는 거 마지막까지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했다. 고맙게 총알이 잘 맞아줬다.

-세리머니도 몇 번 했는데.

첫 번째 세리머니는 ‘빨리 떨어지지는 않겠구나’였다. 다음은 ‘3등은 하겠구나’였다.

-3연패가 부담스러웠다.

사격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부담스러웠다. 혼자 최면을 걸었던 게 있다. 남을 위해 보여주는 사격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사격을 하자고 했다. 10m 공기권총에선 보여주려는 사격을 해서 실수를 했다.

-베이징과 런던, 리우 올림픽 금메달의 각각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나.

3연패했는데 지금까지 목에 건 메달 중 가장 값진 금메달이 이번 올림픽 금메달이었던 것 같다. 가장 힘들고 부담스러웠던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너무 응원하시니까 꼭 받고 싶었다. 나도 사람인지라 날 컨트롤하기가 힘들었다.

-어제 펜싱처럼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어제부터 인터넷을 하지 않았다. 너무 부담스럽고 휴대폰으로 응원 메시지가 와서 그렇게 했다. 펜싱에서 역전승했다는 말은 들었다. 나도 역전승했는데 많은 분들 심장을 쫄깃하게 해서 사죄를 드린다(웃음). 훈련 방법보다는 마인드인 것 같다. 내가 포기하질 않으면 경기를 끝나봐야 아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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